지난달 22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이하 교문위)의 서울·경기·강원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이하 센터)에 대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쏟아졌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서울 1,300여 초·중·고·특수학교 중 66%인 860여 학교에 식재료를 공급하고 있는 센터가 수의계약 한도금액, 수수료 등에서 과도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센터에서 공급하는 식재료 공급가격 역시 일반 업체에 40~200% 비해 비싸다”고 문제 삼았다.

이날 국감에서 교문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 14명 가운데 김장실, 박성호, 박인숙, 염동열, 이학재, 강은희, 김희정 의원 의원 7명이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센터 수의계약 금액 2천만 원은 특혜…비싸기까지”

▲ 지난달 22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경기·강원교육청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이날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문은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에게 집중됐다.

새누리당 김장실 의원은 “서울시교육청 학교급식지침에 따른 식재료 구매 수의계약 한도금액에 따르면 학교에서 개별적으로 구매할 때는 500만 원 이하지만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하면 2,000만 원 이하”라면서 “센터에게 식자재 유통계약에 대한 과도한 특혜를 부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센터를 이용해 좋은 식재료를 저렴하게 공급받으면 좋은데, 센터를 통해 구매할 경우 친환경농산물이 센터를 통하지 않는 경우보다 오히려 40~200%나 비싸다”며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에게 조치를 촉구했다.

같은 당 이학재 의원도 서울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의 9월 식자재 구입을 예로 들며 “9월 한 달 간 학교에서 직접 전자입찰로 구매한 가격이 총 1,514만 원이었는데, 같은 물건을 친환경유통센터 수의계약을 통하면 1,938만 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센터운영에 관여해온 급식기획자문위원장 A씨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시절 선거본부장을 역임한 사람”이라며 “정치적으로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특수한 자리를 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박인숙 의원은 “시교육청 감사관실에서 ‘2011년 반부패 청렴정책 추진통보’ 공문을 통해 학교에 친환경유통센터를 우선 이용하도록 적극 권장했다”며 “서울시장과 전임 교육감 사이에 일어났던 이런 일로 인한 피해는 누가 책임 져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여당 간사인 김희정 의원도 센터의 친환경농산물 취급비중을 문제 삼는 한편 “센터에서 배정한 배송협력업체와 학교가 급식계약을 맺도록 하는 건 지계법(지방자치단체를 계약당사자로 하는 법률) 6조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문용린 교육감은 수의계약 한도 금액에 대해 “과도한 특혜라기보다 친환경급식이 시작되면서 식재료 조달의 편의성 때문에 서울시 조례로 만든 친환경유통센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권장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사안이 복잡하고 간단히 해결할 문제가 아니어서 지난 5월 연세대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놓은 상태”라며 “과연 현재 급식 시스템이 적법하고 적절한가에 대해 심도 있게 따져보고 질 좋은 친환경 급식을 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안전, 위생, 품질 최우선 운영”

국감에서 제기된 문제제기와 관련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측은 “센터를 통해 공급되는 학교급식 농산물 식재료의 주요 소비 대상이 초등학생임을 감안, 안전하고 위생적이며 높은 품질의 식재료 공급을 제일의 목표로 운영해왔다”며 “다수 업체 간 가격 경쟁위주의 입찰방식을 통해 공급되는 식재료와 단순 가격비교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기획자문위와 관련해서 지난달 23일 센터 관계자는 “기획자문위가 급식체계 구축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획자문위가 센터 운영을 주물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센터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도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채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센터 측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단순 가격만 놓고 비교했을 시 실제 센터의 식재료가 입찰경쟁방식 대비 10% 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친환경유통센터와 경쟁입찰방식(G2B, E-aT) 식재료 가격 비교(2013년 9월 기준. 자료=서울친환경유통센터)

하지만 센터는 “가격 경쟁 입찰방식을 통한 일반업체의 납품 가격은 동일 업체라도 동일 품목에 대해 학교별로 다른 가격으로 응찰하기 때문에 식재료 품목별 단가 비교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단순 가격위주로만 경쟁해 단가가 맞지 않으면 지속적인 납품이 불투명해 사후 관리가 부실할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를 보면 각 학교별로 동일 품목을 각기 다른 가격으로 구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G2B 낙찰 업체별 주요품목 공급단가 비교(2013년 9월 기준. 자료=서울친환경유통센터)

관계자는 또 “국감에서 문제가 된 47억 원의 수수료는 배송업체로부터 받는 게 아니고 산지공급업체로부터 받는 것”이라며 “수수료는 안전성·품질 검사비, 협력업체 평가비, 생산지 체험 등 홍보비와 센터운영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식물량이 늘어나면서 센터 초기 7%이던 수수료를 3회에 걸쳐 내려 현재는 4%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배송업체가 가져가는 12.8%의 배송마진을 문제 삼을 수 있는데, 배송마진은 센터가 아니라도 배송단계가 있다면 어느 유통구조에서라도 붙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송업체 지정방식에 대해서는 “배송효율성 문제로 서울 권역별로 2~3개의 배송업체를 중복 지정되어 있는데, 학교와 계약 시 사전 공지를 해주고 학교에서 요청하면 변경도 가능하다”며 “일방적인 업체지정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센터가 공급하는 식재료 중 물량기준으로 35%가 친환경농산물이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친환경농산물이 일반농산물보다 비싸기 때문에 학교에서 예산을 맞추기 위해 일반 농산물을 발주하는 경우가 있으며 바나나 같은 경우는 친환경을 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하는 한편 “센터 설립이전에는 서울 각 학교의 친환경농산물 공급량이 30~40% 수준이었는데 센터 설립 후 70%까지 끌어올린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정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