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새누리당 도의원 및 일부 교육위원의 반대로 고교 무상급식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과 관련 강원 시민사회단체와 야권의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강원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임남규)는 12일 강원도가 제출한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무상급식 시행을 위해 편성된 예산 239억원 가운데 고교확대 예산 59억6,749만원을 전액 삭감시켜 강원도 고교무상급식의 확대 실시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이는 앞서 6일 열린 도의회 예결위에서 도교육청이 제출한 무상급식 예산 932억6,522만원 가운데 내년 무상급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7개 시·군 몫으로 책정된 16억3,494만원을 삭감, 나머지 지자체는 고교 무상급식을 할 수 있도록 심의한 것을 180도 뒤집은 결정이다.

이와 관련 13일 강원교육연대와 강원급식운동네트워크, 강원연석회의는 보도자료를 내고 “고교 무상급식 도 예산 삭감은 지방자치의 재앙이자 다수당의 횡포”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도민들의 열망을 팽개치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비용을 떠넘겨 고통을 가중시키려는 새누리당을 규탄한다”며 “무상급식 고교 확대 실시에 반대한 도의원들은 도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성명을 통해 “강원도의회 예결위에서 도가 편성한 무상급식 예산을 삭감한 것은 지난 6일 도교육청 무상급식 예산을 통과시킨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며 “예결특위는 이번 결정으로 심각한 자기모순에 빠지고 도민의 신뢰를 잃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살림이 어려워 빚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무상급식 확대는 시기상조라고 하지만 강원도 살림이 어려워진 것은 새누리당 소속 전임 도지사가 알펜시아 리조트 사업을 방만하게 추진했기 때문”이라며 “이제 와서 뻔뻔하게도 강원도 재정이 어려우니 무상급식 예산을 깎아야 한다고 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꼬집었다.

야권의 반발도 잇따르고 있다. 민주당 강원도당은 13을 성명을 내고 “도의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결정한 사항을 무시하고 아이들의 점심마저 정쟁의 도구로 삼는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또 “무상급식은 새누리당 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을 포함한 11개 시·군이 동의했던 교육 예산 임에도 당리당략과 국회의원 눈치 보기로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기존의 결정을 번복, 도청과 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예산에 대해 서로 다른 결정을 내리는 중대한 우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강원도당도 “도민들의 삶에 꼭 필요한 정책을 진보교육감과 야당의 도지사가 추진하는 정책이라는 이유로 정략적으로만 이용하는 도내 국회의원들은 몹쓸정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고교 무상급식 예산삭감에 대해 도민들에게 사과하고 고교 무상급식 시행에 최선을 다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도의회 예결위의 결정이 번복된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들이 최근 강릉에서 열린 국회의원 선출직의원 워크숍에서 일부 국회의원으로부터 무상급식 예산 통과에 대해 질책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원도 고교 무상급식 예산의 최종 향방은 16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최종 판가름 날 예정이다.

<유정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