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이 농민들을 움직이고 있다. 최근 서울시의 학교급식 공급체계 개편이 흩어졌던 현장의 친환경농가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성과로 이어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전북 남원시의 4개 친환경농업 영농법인들이 모여 ‘남원원협 친환경 공선 출하회’를 창립했다.

이들 조직들은 원래 하나의 조직이었으나 친환경농산물의 열악한 유통 판로로 인해 그동안 계속된 분화 과정을 겪으면서 4개 조직으로 나뉘어져 오다 지난 7월 남원원협이 전북도를 대표한 서울급식 공급처로 선정되면서 조직통합 논의가 시작됐다. 학교급식을 계기로 현장의 친환경 농가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이날 창립총회<사진>를 통해 회칙 마련과 함께 임원선출을 마친 40여 농가들은 이번을 계기로 남원지역 친환경농업을 위한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초원농장 김종기 대표는 “열과 성을 다해서 조직을 이끌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남원원협이 서울급식 대표 조직으로 선발되기까지 산파 역할을 해왔던 이강철 남원원협 친환경농산물유통 사업단장은 “남원지역 친환경 농가들이 다 모였다. 서울급식을 계기로 해서 이렇게 모였지만, 서울급식이 친환경농산물의 유통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다양한 유통 채널을 확보해 친환경농가들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이 단장은 “출하회가 조직돼야 안정적인 학교급식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동안 작목반 대표들과 함께 논의해 회칙을 마련했다. 출하회가 구성됐다고 당장 내일부터 모든 농산물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학교급식을 시작으로 수정, 보완해 가면서 점차 계약재배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남원원협 친환경 공선 출하회에는 엽채류, 근채류, 과채류, 과일 등을 재배 하는 40명의 친환경농가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각각 다른 공급체계 방침 제시에 당황하면서도 “품위 좋은 친환경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실력과 기반을 다지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적극적으로 조직을 통합해 경쟁력을 갖추어 나간다는 각오다.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