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아 전 수원시 학교급식지원센터 팀장

경기지역의 학교급식 ‘건강 먹거리 시스템’을 만들려는 노력들이 힘겹게 진행되고 있다.

2010년부터 시작된 무상급식정책이 2014년도에는 경기지역 31개 시·군 전체에 1차적으로 안착됐다. 올해는 31개 시·군의 만 4~6세의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중학교 전체가 무상급식혜택을 받고 가공식품에 대한 공동구매를 진행한다.

이러한 성과는 경기도교육청(친환경급식과)과 31개 지방자치단체의 참여 그리고 10여개의 지역 학교급식지원센터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이런 제도적 실행은 경기지역 도민들의 지지와 염원 그리고 투표의 힘이 아니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만큼 도민들의 선택은 자신들의 생활과 건강을 둘러싼 환경을 바꿔내는 결정적인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보다 더 적극적인 중앙정부와 경기도의 지원과 급식정책이 있었더라면 이라는 아쉬움도 존재하지만 대중의 선택은 거기까지만 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경기지역 초·중학교 학교급식의 질이 급속히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한적 또는 지역적으로 이루어졌던 식자재의 공동구매와 품질개선, 안전성 향상을 통해 국내산 식자재에 머물러 있던 식재료 기준이 이제는 유기농산물과 유기가공식품으로 점차 넓어지고 있다.

이런 것들이 가능하게 된 원인은 학부모들과 영양(교)사, 그리고 적극적인 시민사회단체들의 제안과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속가능성에 가치를 둔 경기도교육청과 학교급식지원센터 실무자들의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 했다고 본다.

부천, 안양·군포·의왕, 하남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쌀을 무농약 이상으로 바꿔냈고 특히 부천과 안양·군포·의왕은 김치를 무농약과 유기가공으로 전환하고 있다. 소비를 바꾸면 생산과 유통에 강력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급식시장에서의 소비기준의 변화는 한국식품시장의 생산과 가공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경기지역의 건강 먹거리 체계는 허약하다.

일단 31개 시·군에 급식지원센터가 10여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생산과 유통, 교육을 병행하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친환경 학교급식지원센터는 부천, 안양·군포·의왕, 화성, 하남, 시흥, 광명 뿐이고 나머지는 예산지원 부서에 불과하다.

최근 이들 급식지원센터 협의회는 김치, 수산물, 쌀에 대한 공동구매 뿐만 아니라 전산시스템 도입으로 생산과 유통에 대한 식재료공급 확인, 방사능 등 안전성검사에 대한 공동대응, 품질기준 및 전문성향상에 대한 공동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흥과 화성은 로컬푸드 생산물에 대한 지역공급시스템을 운영·검증하는 작업도 시도하고 있다.

모든 사물은 양면성을 띠고 있다. 또한 사람의 가치관에서 볼 때 사물의 현상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돼 있다. 모든 사회운영에는 물리적 환경과 제도 그리고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에 의존하고 있다.

경기지역 학교급식 건강 먹거리 체계의 향상을 위해서 지역도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공공급식지원센터를 자치단체별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곳에 매일 우리 아이들의 먹거리만을 고민하고 지원하는 전문가들을 배치하고 공공성의 철학으로 학교급식을 건강하게 지원할 수 있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급식지원센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정치적 변수에 의해 흔들리고 있는 사태는 학교급식 먹거리 체계가 더욱 지역도민들의 지지와 의지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누가 말했듯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건강 먹거리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그 한축이 지역 학교급식지원센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