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교육감에 조희연 진보교육감이 당선되면서 친환경급식을 축소하고 계약재배를 못하도록 했던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의 급식정책이 철퇴를 맞았다. 나아가 전국 13개 지역에서 진보교육감이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친환경급식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6·2 지방선거로 무상급식 시대를 정착시킨데 이어 이번 6·4 지방선거가 국민들이 만들어낸 ‘친환경무상급식 혁명’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친환경무상급식 혁명은 가장 큰 먹거리 시장인 서울시의 심각한 친환경급식 후퇴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민들은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을 공약한 후보들을 선택하면서 9개 도 중 7개 도의 도지사를 교체시켰다. 이후 전국적으로 급식지원센터들이 설치되면서 무상급식이 빠르게 정착됐다.

당시 서울에서는 무상급식을 반대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됐지만, 당선 1년 후 무상급식에 대한 시민들의 선택을 받겠다며 시장직을 걸었다가 낙선하고 친환경무상급식을 공약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됐다. 박 시장은 당선 후 곧바로 친환경무상급식을 위한 개혁에 착수, 전국 9개 도의 산지를 중심으로 친환경급식 공급체계를 개편하면서 본격적인 친환경무상급식 시대를 열고자 했다.

그러나 곽노현 진보교육감의 낙마 이후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보수 성향의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에 의해 박 시장의 개혁은 급 제동이 걸렸다. 문 교육감은 그동안 박 시장이 추진해 온 친환경급식을 축소하고 식재료 조달체계를 전자입찰로 전환하면서 학교들로 하여금 직거래와 계약재배를 추진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일체의 협의가 없었음은 물론 교육청의 방침에 따르지 않는 학교들은 감사를 한다는 무리수를 두면서 여론의 뭇 매를 맞았지만, 문 교육감 측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자신의 정책을 추진해 나갔다.

보수단체와 새누리당 의원들로부터도 거센 저항을 받았다.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은 서울시 학교에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해 오던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운영상 문제점을 부풀리면서 감사원에 감사 요청을 하고,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친환경센터에 대한 국정감사를 벌이면서 박 시장의 친환경무상급식에 제동을 걸었다.

이 와중에서 친환경센터를 이용하는 학교가 800여개에서 30여개로 줄어들면서 학생들은 친환경농산물 대신 일반 농산물 급식을 먹고, 친환경 농민들이 파산 위기에 몰리면서 서울시의 친환경급식 후퇴 파장은 전국적으로 확산돼 나갔다.

이에 서울시도 감사원에 서울시친환경급식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친환경센터에 대한 자체 감사를 벌였지만 보수진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문제가 심각하지 않자 자체 감사를 중단하고 감사원 감사를 통해 친환경센터 문제를 해결 하자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감사원도 서울시의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감사 결과 소위 ‘농약급식’을 했다는 보수진영의 주장이 정치공세였다는 것은 증명이 됐지만, 9개 도와의 계약재배 추진 정책에 대해 불법이라며 시정을 통보해 왔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25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친환경유통센터와 경기도친환경조합공동사업법인에 대해 집중적인 감사를 벌인 뒤 지난 5월 22일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발표문을 통해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진행중인 친환경농민들과의 계약재배 시스템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감사원까지 서울시친환경급식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오면서 파산 위기를 맞은 전국의 농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전국의 농민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성명서를 내고 감사원을 성토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들은 이번 감사원 감사가 보수진영과 벤더업체들의 입장만을 대변했다는 평가와 함께 감사결과가 선거를 10여일 남겨 놓은 시점에 발표된 점 등을 들며 정치감사 의혹을 강력히 제기 하고 있다.

검찰도 보수단체들을 거들고 나섰다.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 직후인 지난 5월 28일 검찰이 친환경센터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예고없이 진행된 압수 수색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예정됐던 친환경센터 방문 일정을 취소 해야 했다.

그러나 서울친환경무상급식에 대한 전방위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박원순 시장을 압도적으로 당선시켰다. 뿐만 아니라 단일 후보에 선출된 후 첫 일정으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찾아 친환경무상급식의 정상화를 선언한 진보진영 조희연 후보를 서울시교육감으로 선출하면서 친환경무상급식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서울시의 친환경급식 후퇴를 지켜 본 국민들이 13개 지역에서 진보교육감을 당선 시키면서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을 시대적인 요구로 부상 시켰다. 따라서 6·4 지방선거 이후 친환경급식 정책이 빠르게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봉쇄됐던 친환경농산물 조달체계가 정상화 되고, 새로운 식재료 조달체계의 대안으로 부각 되고 있는 지자체들의 급식지원센터 설치 등도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