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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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6일 새정치민주연합 전국농어민위원회가 18명의 부위원장단을 인준하고 운영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3월 27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전국농어민위원회를 신설하고 초대위원장으로 신정훈 의원을 임명한 지 5개월만이다.

당시 신정훈 의원의 농어민위원장 임명은 강기갑 의원 이후 농어업분야 정책을 제도 정치권에 반영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사실 19대 국회의원 300명 중에 농어업인을 대변해 줄 순수 농어업출신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없는 실정이었다.

몇 몇 농민단체들이 일부 새누리당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을 대상으로 정치활동을 하고 있으나 이도 개인적인 인맥으로 부탁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런 와중에 현장에서 농민운동을 일구어 온 신정훈 의원이 초대 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농민운동 진영에 있어서도 큰 사건이 아닐 수없다.

1980년대 후반 일제 수탈의 대표적 잔재였던 수세폐지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면서 1,000억원에 달하는 수세를 폐지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신 의원은 이후 2회에 걸쳐 나주 시장을 역임하는 과정에서 2003년 9월 국내 최초로 학교급식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10월에는 전남도의회가 주민발의 조례를 제정토록 하는 등 학교급식운동을 제도적으로 자리매김 하는데에도 큰역할을 담당해 왔다. 이러한 이유들로 나주시는 도시민들에게 농업을 지켜 온 대표 지자체로 인식돼 왔다.

신 의원은 이번 전국농어민위원회 부위원장 선임 과정에서도 농민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김현권 의성군 한우협회 회장을 상임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신의원과 함께 경기도 김포에서 수세폐지운동을 주도해 온 정하영 김포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을 비롯한 농민운동과 환경운동 활동가들을 부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농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은 호남지역 농민들에 기반한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농어민위원회 구조를 만들지 않았으나 신정훈 의원이 국회에 입성 하면서 당헌 당규를 개정하여 농어민위원회를 전국위원회로 상설화 하기로 하고 스스로 초대 농어민위원장이 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졸속으로 농업 농촌 먹거리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였으나 심도 있는 지지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번에 임명된 부위원장들은 지역과 부문을 대표해 농업정책을 만들고 우리나라 농업을 회생시킬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중차대한 역할을 해야만 한다.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선거 시기에 급하게 조직되는 위원회가 아니라 농업 관련 상시적 정책대응 능력을 갖추고 여론을 수렴해 나가는 명실상부한 전국위원회 활동의 전형을 만들어 농민들의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이제 국회 내에 농어민 조직이 활착을 한 만큼 이를 지렛대로 삼아 진보정당은 물론 새누리당에도 농어민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이 건설되기를 기대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농어민위원회가 몇 몇 인사들의 정치 입문창구로 전락하거나 변질되지 않고, 농어업 분야의 의견이 수렴되고 이를 정책과 사업으로 반영되는 시스템으로 안착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