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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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여주에서는 자치와 협동아카데미를 시작했다. 아카데미를 통해서 자치와 협동에 대한 고민을 높여 나가고 관심 있는 주체들을 묶어 내고자 한다. 그동안의 농업 강좌와는 달리 농업과 인문학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1강은 홍일선 시인을 모셔서 ‘농업과 시’를 하였고 2강은 로컬 푸드에 대해서 진행하고 3강은 ‘농업과 공자’라는 독특한 강좌를 진행하였다.

그동안의 농업강좌가 농업에 대한 정보와 정세 등 실리적인 반면에 인문학이 결합된 것은 농업의 가치가 무엇이고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삶의 문제와 농업을 결합해서 생각하고자 하는 것이다. 참여자들은 농민회원과 친환경농업인들, 지역시민단체 회원들이다.
 
그리고 시작과 뒤풀이는 두루두루 밴드의 어설픈 노래 공연과 함께해서 더욱 즐겁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간은 뒤풀이 시간이다. 여주지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고 개선할 것들을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다.
 
이런 결과 지역의 민주단체들과 함께 여주시 의회에 ‘밥쌀용쌀 중단 촉구 결의안을 요청하였고 시의회 의장과 논의하였다. 그리고 이후에도 ’농촌지역 고등학교 무상교육과 대북 쌀 지원 촉구 등을 논의해 가고자 한다.

농업과 농촌의 문제가 더 이상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고 지역과 국민이 함께 해결해 가야 할 과제라는 것이 자치와 협동의 문제의식이다. 여주 자치와 협동 아카데미는 앞으로도 7차례의 강좌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여주의 농업과 지역에 대한 공동관심사들을 함께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지역 시민사회의 모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해 공동체 텃밭을 조성했다. 그 텃밭에 봄에는 고구마를 함께 심어서 키우고 있고 며칠 전 김장 배추를 심었다. 김장배추를 함께 수확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도 주고자 한다. 이런 공동체 활동을 통해서 농민들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자치와 협동의 새로운 주체로 서고 있다.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자치와 협동”의 전국 조직을 만들기 위해 지난 8개월간 노력한 결과 조직적인 체계를 만들고 오는 11월말에 발기인 대회를 위해 나아가고 있다. 농민과 시민이 함께 지역의 문제를 정치를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다.
 
자치와 협동은 지역이 중심이 되어 모범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그것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다. 내용은 대중적이면서 초보적이지만 그 본질에 있어서는 대중적인 정치조직이 되는 것이다.
 
정치가 선거와 정당을 통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자치와 협동 주체를 마련하고 교육하고 양성하는 것으로부터 이미 정치는 시작되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고 정치를 개혁하는 첫 걸음은 지역에 더 많은 자치와 협동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