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호 PDF 파일 지면 7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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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관 식량닷컴 발행인/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운동 네트워크 대표

경기도는 2004년 16만 명의 주민 발의로 학교급식 지원조례를 만들었다. 그리고 2009년 58개교의 6억8천만 원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초․중학교와 고등학교 저소득층자녀까지 130만 명의 학생들이 친환경 무상급식의 혜택을 보고 있다.
 
도내 80%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친환경급식이 이제는 제도로 정착되어야 할 때다. 경기도의 도지사가 누가되는가에 따라 친환경 학교급식이 좌우되고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학교급식의 발전이 지체되거나 후퇴해서는 안 된다. 불행히도 학교급식 예산은 선거와 정치적 이해의 흥정물이 되어 왔다. 매년 연말이면 여당과 야당이 학교급식 예산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했다. 정치적 명분과 실리를 놓고 싸워왔으며 그럴 때마다 친환경 생산농가들은 가슴을 졸이며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늦가을이면 양파를 심어야 할지와 마늘을 심어야 할지 도의회의 예산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그렇게 7년의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아이들의 건강과 농민의 희망을 주기 위한 친환경 학교급식은 이제 정치의 영역이 아니라 생활의 영역이 되었다. 더 이상 여야 도의원들의 정치적 대립의 영역에서 벗어나야 하고 경기도와 교육청 갈등의 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경기도 학교급식이 제도로 정착되고 시스템에 의해서 이루어지도록 만들기 위해서 경기도 광역학교급식지원센터의 설치가 절실하다. 경기도와 교육청 그리고 학부모와 친환경 생산농민과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경기도 광역학교급식 지원센터의 출범을 통해서 학교급식은 어느 누구의 정치적 이해를 대변할 것이 아니라 온전히 아이들의 건강과 친환경 농업의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만들어 져야 한다.

경기도의 친환경 농산물 계약재배체계는 전국의 모범으로 평가되어 다른 지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의 급식 체계와 제도는 그렇지 못하다. 최근 경기도는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광역 급식지원센터 설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 교육청은 안타깝게도 광역 학교급식지원 센터에 대해 예산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6년간 경기도 교육청은 친환경 무상급식을 주도해 왔으나 현재 이재정 교육감 체계에 들어와서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소홀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듣고 있다. 예산이 부족하다는 교육청의 대답은 곧 교육청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뜻의 다른 표현일 따름이다. 예산이 남아서 하는 일은 없다.

또한 경기도 의회는 지난 몇 년간 경기도 광역급식 지원센터 설치관련 조례를 차일피일 미루어 왔다. 무상급식이라는 명칭을 두고 몇 년간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서로간의 정치적 의도와 이해득실에서 벗어나서 대승적으로 처리하기를 바란다. 이름도 중요하지만 이름만 고집할 일도 아니다. 경기도의 친환경 무상급식은 정치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광역급식지원센터의 체계와 조례로 제도화해서 정치의 영역을 줄여야 도약할 수 있다.

농사가 힘든 일이지만 친환경 농사는 더 힘든 일이다. 해마다 도청 앞에서 추운데 떨고서 있는 농민들의 아픔은 7년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