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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희 하남시학교급식지원센터 사무국장

경기도 하남시는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핫플레이스 중 하나다. 하남의 미사지구와 위례지구가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아파트 건설이 크게 늘어나고, 인구도 급증한 것이다. 기존에 13만 명이던 인구가 현재 18만 명으로 늘었는데, 내년에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면 30만 명, 2020년까지는 36만 명 선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중,고 역시 재작년까지만 해도 24개였지만 올해 40개로 늘어났다.

“하남이 중부, 경부, 서울-춘천간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와 바로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에요. 서울 강남까지는 차로 20분밖에 안 걸리고, 아직까지 공기도 좋지요. 오래 전부터 서울의 위성도시 역할을 한 곳인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렇다 할 로컬푸드가 없어요. 꽃농원과 부추 작목반이 조금 있기는 한데 그 밖에 특별한 농업이 없거든요.”

“하남시는 다른 시·군에 비해 기본적으로 청소년 정책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이 사무국장은 말했다. 학교급식지원센터도 비교적 빠른 2011년 1월에 개소했다. 이 사무국장이 급식센터 일을 맡은 것은 2014년 7월부터이다. 센터장은 하남시장이고, 사무국장을 비롯해 총 3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그중 한 명은 전문 영양사다.

“저는 하남에서 태어나서 이곳에서 쭉 살아왔어요. 두 아이도 학교를 다 여기서 다녔고요. 그러다보니 선배, 후배, 친구, 기업가, 경찰, 공무원, 학교 선생님 등 지역 인맥이 넓은 편이에요. 아이들이 다니던 학교에서도 학부모회장이나 운영위원, 급식소위원 등 역할을 계속 맡았어요.

자연히 학부모들도 많이 만나고, 생산지 견학도 다니면서 학교급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꽤 파악했죠. 학부모 활동을 하면서 ‘하남의 미래환경을 생각하는 모임’ 등 환경 운동도 같이 하게 되었고, 아이들을 보호 관찰·선도하는 범죄예방위원회 활동도 했어요.” 보통 학교급식지원센터는 관과 협력 하에 학교급식 운동을 해온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맡는 경우가 많다.
 
하남시 역시 초기 사무국장은 그런 인물이었다. 그러나 어떤 분야든 제각기 장단점이 있고,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불균형이 생기는 법. 하남시 학교급식지원센터는 2년 전 이종희 사무국장이 부임하면서 세대교체가 된 셈이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
현 시장은 민주당 출신인데 비해 시의원은 대부분 새누리당 소속이어서 급식센터의 일이 가끔은 매끄럽지 못할 때도 있다. “정치적인 문제에 휘둘리지 않고 센터가 잘 자리 잡고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하남에도 학교급식을 위한 별도의 물류센터를 건립하자는 의견들이 심심찮게 나오지만, 아직 학교 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서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남은 2014년부터 초,중뿐 아니라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에서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지자체는 하남시가 유일하다. 예산 문제 때문에 작년부터는 하남시 출신이 아닌 학생에 대해서는 급식비를 50%만 지원하고 있다. 하남시에 위치한 한국 애니메이션고등학교의 경우 하남 출신 학생이 3% 미만이다.

“하남이 재정이 넉넉해서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청소년 정책을 늘 최우선에 두자는 시정 방침 덕분이죠. 우리 시는 모든 초, 중, 고등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지원해주고 있어요. 학교 급식실이나 체육시설 건립 비용의 50%를 시가 부담하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 등에도 사업비를 지원하죠.”

초,중학교는 친환경급식 차액보전을 해주고 있지만, 고등학교 급식은 친환경 급식은 아니다. 고등학교는 더욱이 한 끼 단가가 4100원선으로 비싼 편이라서 더 부담이있다. 아이들이 자라는 만큼 초,중학교에 비해 급식량이 많기 때문이다.

하남시학교급식지원센터의 가장 주요한 사업은 식생활교육이다. “식생활 교육은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 사무국장은 말했다. 예전에는 무엇이든 먹을 수 있는 것이 행복이었지만, 지금은 골라 먹고 가려서 먹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으므로. 하지만 부모들도 잘 모르니까 깊은 생각 없이 아이들을 먹이는 것이 현실이다.

“먹을거리가 우리 몸에 암이나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분노조절장애나 우울증 등 정신적인 데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하면 먹는 것이 얼마나 중요해요.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식생활 교육이 정말 시급한 것 같아요. 우리 어릴 때 자연보호나 물자절약 캠페인을 했듯이 지금은 먹거리에 대한 홍보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식생활교육 강사는 주로 ‘팔당생협’을 통해 소개받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하남시 학부모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식생활교육 강사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남도 자체적인 강사 인력이 필요하다 싶어서다. 강사양성 교육을 받으러 오는 이들은 영양사 출신이나 어린이집 원장 등 식생활 관련 일을 하는 분들이 많다. “작년에 우리 센터에서 학부모를 위한 급식 홍보 동영상을 만들었는데, 정말 잘한 일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식생활 교육 전에 항상 그 영상을 트는데 반응이 정말 좋아요. 학부모님들이 의외로 학교급식 절차와 과정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가끔 부실한 급식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등 학교급식에 대한 오해들이 있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급식합니다’ 하고 제대로 알려드리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쌀과 김치 두 가지에 대해서는 공동구매를 하고 있다. 올해 공동구매에 참여한 학교가 25개교니까 사실상 하남시의 거의 모든 학교가 참여하는 셈이다. 수산물 공동구매에 대해서도 현장의 요구가 많은데 아직 거기까지는 역량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농산물, 하반기에는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일을 맡은 지 만 2년. 이전에는 센터의 존재도 잘 모르던 학부모들이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성원을 보내주고, 시의회 등 주변 사람들이 “이 사무국장이 일을 잘한다고 하더라”며 격려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이 사무국장은 말했다.

그는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도 결국은 사람과의 관계라고 생각한단다.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좋은 사업을 추진해도 영양 선생님들이나 관계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할 수가 없잖아요. 영양 선생님들과 관계가 좋아지니까 우리일을 자발적으로 도와주실 때도 있어요. 통계 조사를 알아서 결과를 취합해서 보내주시기도 하고, 급식홍보물 촬영 같은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신다든지. 점심 급식 때 ‘와서 식사하시라’고 연락이 먼저 오기도 해요. 오늘 맛있는 메뉴를 했는데 같이 드셨으면 좋겠다고.”

“학교급식지원센터 일을 해보니까 센터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경기도 31개 시·군중에 15군데니까 절반 이하잖아요. 일반에 대한 식생활교육이 시급한 점을 생각하면 그런 혜택을 못 누리고 있는 지역이 있다는 것이 안타까워요. 정당이나 정치적인 문제를 떠나서, 모든 지자체에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생기고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