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급식 생산자와 함께하는 2017 이천시농장토크콘서트
‘소통’으로 발전하는 이천시 학교급식
이천시 급식주체들, 한 목소리로 ‘소통’을 외치다

▲ 지난 1일 이천시 교육농장 클래식이야기에서 ‘친환경급식생산자와 함께하는 2017 이천시 농장토크콘서트’가 다양한 급식주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언제 끝날까 싶었던 무덥고 습한 여름이 지나가고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우리네 선조들은 어떻게 알고 24절기를 셈했던 걸까. 입추(立秋)가 지나더니 공기가 달라졌고, 지겨울 만큼 비를 뿌리던 하늘은 점점 파랗고, 높아졌다.
세 번째 친환경급식 생산자와 함께하는 농장토크콘서트가 열리는 이천을 가는 길. 쌀로 유명한 고장인지라 따가운 가을볕에 누렇게 익어 고개 숙인 벼가 눈에 제일먼저 들어왔다. 이번 콘서트는 이천시 소재 교육농장 ‘클래식이야기’에서 진행됐으며, 친환경농산물자조금관리위원회 후원, ㈜식량닷컴·이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주관, 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친환경무상급식경기도운동본부·이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천시지회·학교급식 이천시운동본부 공동주최로 열렸다. <김영찬·이유경 기자>

소통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 폭발

▲ 최재관 대통령농정공약실천을위한농어업포럼 집행위원장

토크콘서트는 최재관 대통령농정공약실천을위한농어업포럼 집행위원장의 진행 속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 위원장은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온 나라가 난리가 났다. 유럽처럼 동물복지를 생각하며 계란을 생산하게 되면 비싸질 수밖에 없다. 비싸더라도 구입하는 사람이 있어야 생산자도 생산을 한다. 그것의 첫 번째 소비자가 학교급식이라 생각한다”면서 학교급식이 농촌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로 이야기를 시작한 이선아 도암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은 “요새 언론보도를 보면 학부모들이 뜻을

▲ 이선아 도암초등학교 학부모회장

함께 했을 때 큰 힘이 되어 목적을 이루는 소식을 많이 접한다”며 “학부모들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이제는 사회의 여러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친환경 먹거리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친환경 급식을 반대할 부모는 없다”며 친환경 식재료로 만들어지는 학교급식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 문종욱 이천시친농연 회장

이어 문종욱 이천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이하 이천시친농연) 회장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유기농업을 지어왔다. 산업화 이후 수확량 증대만을 추구하다 웰빙 바람이 불면서 친환경농산물이 부각됐다”면서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이 일부 계층이 비싼 돈을 주고 소비하는 농산물로 인식이 바뀐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GMO 농산물은 결국 씨앗에 대한 종속을 의미한다면서 “농업인도, 소비자도 위기”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천지역 대부분의 초·중학교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각종 부식재료로 친환경농산물이 채워지지만 아직까지 쌀은 친환경 쌀이 아닌 점을 알아야 한다”며 “급식관계자들 간 소통의 자리가 자주 만들어져서 이런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분명 급식의 질도 좋아질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강연희 학교급식 운동본부 이천지역 대표는 “이천에서 최초로 주민발의로 무상급식 조례가 만들어 졌다.

▲ 강연희 학교급식 운동본부 이천지역 대표

이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너 빨갱이지?’라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다”며 최근 무상급식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더라도 사회가 많이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쌀을 친환경 쌀로 바꿔야 하고, 농협의 독점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상기 경기친농연 총출하회장

김상기 경기친농연 총출하회장은 “이 자리는 결국 밥상을 주제로 만나는 자리다. 학부모, 기술센터 소장, 농업인 등 다양한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만나 온전하고 풍성한, 안전하고 건강한 아이들의 밥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급식은 어린이들의 밥상이고 청소년들의 밥상이다. 밥상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자리였으면 좋겠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안전한 농산물을 먹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것은 없애고, 긍정적인 요소를 확대해 간다면 아이들의 건강, 학교급식의 미래, 농민의 안정적인 생산 기반 모두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천의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해
토론자들의 발언에 이어 콘서트에 참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과 질문이 이어졌다. 어린이집 교사라고 밝힌 참가자는 “지금까지 꾸준히 친환경 급식을 해왔다”면서 “먹거리 운동을 부모님들과 진행하고 있는데 지금 아이들의 성장기, 신체적인 부분에서의 변화를 보면 먹거리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학부모가 움직여야 한다”면서 다양한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어 건강한 급식,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좀 더 큰 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이천시토크콘서트에는 많은 학부모가 참가해, 다양한 질문과 이야기를 쏟아낸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소통의 자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학부모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한 학부모는 “어떻게, 무엇을 해야 바뀔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친환경이 좋고, 아이들 급식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학부모가 어떻게 활동을 해야 하는지 몰라 답답하다”며 학부모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과 함께 오늘 같은 콘서트처럼 다양한 방법의 소통의 장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천시의회 김용재 의원 역시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며 “시의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학부모님과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밖에도 GMO 문제, 올바른 먹거리 정책의 필요성, 농산물 가격문제, 유통구조의 개선 등에 대해서도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며 콘서트 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이날 콘서트 역시 비빔밥으로 마무리됐다. 이천시 학교급식에 출하되는 각종 채소로 만들어진 비빔밥과 전국에서 유일하게 유기농 인증을 받은 복숭아를 먹으며 콘서트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계속 나눴고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손길을 소개할 때는 더 큰 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이천시 친농연에서 준비한 각종 채소가 담긴 선물꾸러미에 감동하며 돌아갔다. 이날 콘서트가 이천시 학교급식과 친환경생산자 모두가 발전하는, 상생과 소통의 첫 물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4th친환경급식생산자와 함께하는 
농장토크콘서트
 - 일시: 2017.10.13.
 - 장소: 일산서구 법곳동 14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