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경호 수원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농업회사법인 수정바이오팜(주) 대표)

인구 125만의 수원시. 전국에서 가장 큰 기초지자체다. 학교 수도 제일 많고, 그 만큼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 규모도 제일 큰 곳으로 한 때 농협중앙회가 수원시 학교급식에 눈독을 들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었다. 그런 수원시에 지난해 12월 30여 명의 친환경인증 농가들이 모여 친환경농업인연합회를 결성했다.
농업인구 1,000명. 친환경인증 농가 30명.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송경호 회장을 만나 친환경 인증을 받은 농가 30명 전원이 친농연 회원으로 가입한 사연과 이들이 사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는 9월 15일 오후 수원시 광교동에 자리한 송경호 회장의 농장인 농업회사법인 수정바이오팜(주)에서 진행했다. 수정바이오팜은 새싹채소를 생산하는 농장이다.
<김규태 기자>

◯ 수원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결성 계기는.
수원친농연이 결성되는데는 행정의 영향이 컸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학교급식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왜 수원시 농민들은 학교급식에 참여하지 않느냐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수원시 농민들도 경기도 학교급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자는 취지에서 수원친농연이 결성됐고, 인증을 받은 모든 농가(30여 농가) 전원이 친농연 회원으로 가입했다. 인증이 취소되거나 연장을 하지 않으면 친농연을 탈퇴해야 한다.

◯ 수원은 원래 농업도시.
수원시는 삼성전자와 함께 대표적인 기업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농촌진흥청과 함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농업도시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지금은 농촌진흥청도 떠나고 125만 여 인구의 0.08%인 1천 여 농민이 칠보산과 광교산, 일월저수지 등을 근거지로 농사를 하고 있다. 다른지역 농민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나이가 많아 소일거리로 자급자족 농사를 하는게 대부분이다.

◯ 수원시 농민들의 주 생산 품목과 판매처는.
30~40여 명의 전업농들이 대부분 엽채류를 생산하고 있으며 직거래장터와 가판대 및 로컬푸드직매장과 인터넷을 통해 판매를 하고 있다. 현재 서수원 하나로마트와 인계동 농협경기지역본부 등에서 10여년 째 주말마다 직거래장터가 열리고 있다. 생산 농산물 대부분이 농장이나 직거래장터에서 판매되면서 대형 경매시장 등에는 출하하지 않는다.

◯ 수원지역 농협에서 하나로마트에도 출하
직거래장터와 가판대 외에도 수원지역 농협에서 운영하고 있는 하나로마트에도 수원시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한다. 시의 농업정책이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땅이 없어서 그렇지 농민들이 농사하기에는 좋은 곳이다.

◯ 농민이 귀한 대접을 받을 것 같다.
현재 수원시에는 수원시설채소연합회, 수원시농업경영인회, 수원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 등 3개의 농민단체가 시의 공식 단체로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대부분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따라서 각종 회의와 단체활동에 초대 받다 보니 실제로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수원시지속발전협의회 경제분과, 먹거리네트워크, 지속가능도시포럼 등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언제 어떻게 농사를 하게 됐나.
회사 생활과 부모님을 도와 음식점(가든) 일을 하다 결혼 이후 10여 년 전 지금의 장소에서 농사를 시작했다. 농사 품목은 아내가 아토피가 있어 아토피에 좋은 새싹채소를 선택했는데 지금까지 10여 년 째 새싹채소 농사를 해 오고 있다. 총 면적은 150여 평이며 저온저장 시설과 10여 개의 미니 하우스로 구성돼 있다. 미니 하우스는 3단으로 설치돼 있어 총 면적은 450평인 셈이다.

◯ 새싹채소 생산 시스템과 출하는.
생산 품목은 어린잎채소와 베이비채소 등 2가지이며 연중 생산을 한다. 아침 7시에 하우스 문을 열고 오전 내내 물주기, 묘판 세척과 소독, 다시 흙을 깔고 파종하는 작업을 매일 반복한다. 오후에는 또 다시 관수를 한 뒤 수확과 함께 택배 준비를 한다. 생산된 어린잎과 베이비채소는 대부분 택배로 판매하고, 일부 로컬푸드직매장과 학교급식으로도 출하된다. 생산 품목은 밀싹(순), 메밀싹, 청경채, 근대, 비타민, 무순, 열무순, 비트, 브로컬리, 아마린스, 양배추 등이며 학교급식에는 베이비채소가 출하된다.

◯ 학교급식출하의 애로사항이 있다면.
친농연을 만들어 학교급식 출하를 시작했지만, 가격이 낮고 클레임 등 까다로운 학교급식 매뉴얼 때문에 얼마나 많은 농민들이 참여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물론 학교급식 단가가 일반 시장가격보다 좋은 건 사실이지만, 직거래로 파는 가격보다는 가격이 낮은데다 계약한 물량을 생산하지 못할 경우 불이익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회원들의 걱정이 크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을 위한 것인만큼 최대한 협조하려고 한다. 올 연말 쯤에는 학교급식 출하회도 구성할 계획이다.

◯ 도시농업과 연계, 로컬푸드 품목 다양화 꾀할 것.
친농연을 만들고 학교급식을 시작하면서 직거래장터 사업을 접었다. 친농연 조직을 공고히 하고 출하회를 만들어 보다 체계적인 학교급식 시스템을 만들고 먹거리네트워크를 통한 다양한 학교급식 주체들과의 네트워크도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 또 도시농업 하는 분들과도 연계해 시설농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로컬푸드의 품목 다양도 꾀할 생각이다.

▲ 독특한 미니하우스 = 150여 평의 하우스 안에 또 10여 개의 독립적인 미니하우스가 3단으로 설치돼 있고, 미니하우스마다 설치된 에어컨 시설이 독특하다.

▲ 밀 싹 수확 = 예리한 칼을 사용해 새싹채소를 수확, 대부분 택배를 활용해 출하하고 일부 어린잎과 베이비채소는 로컬푸드직매장과 학교급식으로 출하한다.

▲ 어린잎 포장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