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식재료는 필수, 아이들이 잘 먹어야
급식 관계자간 소통 창구 다양화 필요
 

태풍과 집중호우가 지나고 무더위가 찾아왔다. 한낮의 온도가 30도를 훌쩍 뛰어넘는 폭염 속에 사람이나 동물, 식물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아닐까. 지난 13일 금요일 ‘친환경 학교급식생산자와 함께하는 2018 김포시 농장토크콘서트’가 열린 김포블루베리 농장에 모인 참가자들도 턱밑까지 차오르는 더위에  연신 부채질을 하며 힘들어 했다.
하지만 건강한 김포시 학교급식을 만들기 위한 참가자들의 열의만큼은 어지간한 선풍기로는 식힐 수 없을 듯 했다. 그리고 행사를 준비한 김포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회장 고재평, 이하 김포친농연)의 정성이 가득담긴 저녁식사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는 더위에 지친 참가자들에게 넉넉한 마음과 시원한 미소를 선물했다. 이날 농장토크콘서트는 여느 콘서트와는 다르게 오롯이 김포 학교급식에 대한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글: 이유경 기자, 사진: 김영찬 기자>

▲ 1부 급식토크에서 좌장을 맡은 김규태 식량닷컴 대표(가운데)가 패널들이 자리를 한 후 진행하고 있다.

김포시 친환경급식의 현실을 말하다
4시가 조금 넘어 시작된 김포시 농장토크콘서트에는 지난 지방선거에 당선된 심민자·채신덕 경기도 도의원과 최명진 김포시 시의원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고재평 회장은 참가한 의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친환경농업, 친환경급식의 발전을 위해 도의원과 시의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적 의제가 돼야한다”면서 친환경농업과 학교급식에 대한 지역 정치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김규태 식량닷컴 대표를 좌장으로 진행된 토크에는 고재평 회장, 유정현 경기도학교급식총출하회 부회장, 염은정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김포지회 지회장, 김미향 김포시영양교사회 회장이 패널로 참가해 김포시 학교급식의 현실과 발전을 위한 날카로운 비판과 깊이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김미향 영양교사는 “제대로 된 학교급식을 위해서는 좋은 식재료와 조리원-영양교사간의 소통, 그리고 먹는 사람이 맛있게 먹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 교사는 “좋은 식재료를 위해 노력하는 친환경 생산자분들에게 감사하다. 하지만 식재료에 대한 클레임이 발생할 경우, 이에 대한 처리에 많은 시간과 복잡한 과정이 발생한다”면서 클레임 처리를 위한 적절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적정 식품비 보전을 위한 인건비(운영비 포함) 분리 요구와 경기도 친환경농산물 유통시스템의 아쉬운 점도 말했다.

고재평 회장은 “여름이 시작되면 친환경 농가는 벌레·잡초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자연친화적 제초방법을 쓰는데 농약을 쓰는 관행농에 비해 농산물이 모양도 크기도 좋을 수 없다. 친환경 농업인들도 관행농의 편리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좋은 것을 먹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힘든 농사를 이어나가고 있다”면서 학부모와 영양(교)사들이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바람을 전했다.

염은정 지회장은 모니터링활동의 중요성과 급식에 공급되는 쌀 문제, 식생활 교육 강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염 지회장은 “도농복합도시인 김포시가 오히려 친환경급식에 대한 접근이 어렵다. 관내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쌀이 타지역에 공급되고 정작 김포 아이들은 친환경 쌀을 먹지 못한다. 지방선거에서 친환경 급식이 대세였지만 김포에서는 ‘친환경’을 찾을 수가 없었다”면서 김포금쌀의 판로 개척과 친환경 쌀 공급 및 좋은 쌀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태 대표는 “현재 경기도청과 교육청이 급식비에서 식품비와 인건비 분리가 준비되고 있다. 또한 지난 지방선거에서 큰 화두가 됐던 푸드플랜 준비와 함께 도차원에서 먹거리위원회 및 광역센터, 먹거리통합지원센터 설립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들이 어떻게, 얼만큼 현실화될 수 있을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다양한 소통 창구 마련하자
유정현 부회장은 “영양선생님만이 아니라 출하하는 농민들 역시 유통시스템과 가격결정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학부모-영양(교)사-생산자들이 꾸준히 소통을 하면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농장토크콘서트에 학생, 교육감 등 급식의 다양한 주체들이 더 많이 참석해서 학교급식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을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학교급식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어느 때보다 장시간에 걸쳐 열띤 논의가 계속되는데도 참가자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패널과 참가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심민자 도의원은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한 번의 행사 발언으로 끝나서는 안될 귀중한 이야기”라며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관계자들과 더 많은 의견을 나누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박정미 금파초등학교 영양교사는 “농장토크콘서트가 학교급식관계자들의 소통의 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지만, 이보다 더 다양한 소통 창구가 마련되서 더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크콘서트가 마무리된 후, 이어진 블루베리 수확체험, 저녁식사까지 참가자들은 더 많은 소통을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급식관계자들의 소통의 시간을 마련한다’는 기본 취지를 가장 잘 담아낸 김포시의 농장토크콘서트였다.  

▲ 아이들이 체험하는 블루베리 농장에서 참가자들이 아이가 된 듯 블루베리를 열심히 따고 있다.

▲ 김포친농연 회원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비빔밥을 나누면서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참가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