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이다. 늘 아침에 하던 대로 출입기관 보도자료를 한 바퀴 싸악 돌고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에 ‘식품첨가물 웹툰 공모’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식품첨가물 위험성을 알리는 웹툰을 공모하는가 보다’라는 생각에 클릭을 하고 자료를 확인한 기자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공모관련 자료 일부를 그대로 소개해 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리국민들이 식품첨가물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이고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식품첨가물 바로알기 웹툰 공모전’을 오는 6월 29일부터 8월 12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공모 주제는 △식품첨가물은 꼭 필요한 재료입니다 △식품첨가물, 믿고 먹을 수 있습니다 △생활 속 식품첨가물을 찾아라 등입니다.”

식품첨가물. 대부분이 화학약품이고 알레르기 유발물질도 많다. 방부제, 화학조미료, 감미료, 착색료, 착향료, 발색제, 산화방지제, 팽창제, 안정제, 살균제, 산미류 등이 대표적인 식품첨가물이다. 쉽게 말해 음식의 맛과 향 모양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재료들이고,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식재료를 선택할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다.
 
1인이 하루에 섭취할 수 있는 식품첨가물의 양이 제한돼 있고, 실제로도 허용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양을 섭취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식품첨가물의 유해 논란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식품회사나 제약회사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공모전을 한다고 해도 속 보이는 짓인데, 하물며 국민의 건강을 담보해야할 식약처가 어떻게 ‘식품첨가물 믿고 먹을 수 있어요’라는 내용의 웹툰을 공모할 수 있는지 그 용기가 대단하다.

GMO도 마찬가지다. 위험한지, 위험하지 않은지 모르니 위험성이 밝혀질 때까지는 먹어도 된다는 논리인가 본데, 대개 그럴 경우에는 위험성 여부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먹지 않는 것이 옳다. 특히, 성장기인 학생들의 건강한 급식에서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지금 GMO를 제대로 표기라도 해서 국민들의 기본적인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 달라는 건데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는 왜 번번이 무시되는지 궁금하다.

도리어 GMO 표시제 요구가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지난 번 청와대 청원에 20만명 이상이 서명한 이후에는 ‘과학계’의 입장이라면서 딴지를 걸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잘 나가는 대학의 유명한 교수 또는 이름 높은 연구소의 연구결과라는 수식어를 보태 ‘과학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는 없다’ ‘전세계적인 식량부족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 ‘맛과 저장성에서 앞선다’는 주장과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들의 GMO에 대한 논리는 한결같다. 우선 첫 번째는 ‘위험한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다’와 두 번째는 ‘물가상승과 통상마찰’이다. 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굳이 열거 하지 않아도 물가상승 요인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 통상마찰도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은 막대한 세금을 내면서 정부에 권한을 위임하고 있는 것이다.

식약처는 지금이라도 국민들의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식품대기업의 논리만 대변하는 기구라는 낙인과 불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유경 기자>